미국서부 방문기 1-1 농부장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9월 27일부터 약 3주간 미국서부(LA, 샌프란시스코, 국립공원 등지)를 다녀왔습니다. 처음 8일간은 일행들과 같이 여행을 다녔고, 나머지 기간은 유기농 먹거리 시장조사를 겸하며 혼자 여행을 다녔습니다.

미국의 유기농시장과 농업 관련하여 확인하고 싶었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농산물(특히 유기농산물)의 품질
  2. 같은 유기농이라도 품질은 천차만별일 수 있는데 유기농, 비유기농이 아니라 품질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는지 여부
  3. 농업 실태

세 곳의 농부장터 Farmers Market/파머스마켓 와 유기농전문 마켓으로 유명한 홀푸드 Wholefood Market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트인 트레이더 조 Trader Joe’s를 둘러보고 그곳의 먹거리를 구입/시식해 1, 2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었고, 운이 좋게도 세계의 샐러드 볼 Salad Bowl of the World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야채를 많이 생산하는 몬테레이의 샐리나스 밸리 Salinas Valley에서 열린 농업 투어에 참여해 현장을 둘러보며 3의 의문을 풀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제가 어떤 식으로 위의 의문을 풀었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농부장터 방문기입니다.

한국에서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농부장터 – 한글로는 파머스마켓보다 어감이 좋아서 농부장터로 통일하겠음 – 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매주 크고 작은 농부장터가 여러군데서 열리고 있습니다. 보통은 주말 중 하루를 택해서요. LA에서 열리는 농부장터와 열리는 시간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0월 5일 토요일 오전, 여행을 같이 다니던 일행과 헤어지고 LA에 사는 친한 형과 합류를 했습니다. 형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농부장터는 주로 중상류층 이상이 이용을 한다며, 백인이 사는 좋은 동네에나 열릴 거라시네요. 보통 농부장터가 오후 1~3시면 문을 닫는터라 차를 빌리고 주소를 찾아 얼른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가던 형이 말합니다. ‘여긴 그런 게 있을 동네가 아냐.’ 주위를 둘러보니 그리 썩 좋은 동네는 아니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도착하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원래 가려던 농부장터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던 주소가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할 수 없이 일요일에 열리는 장터를 기약했습니다.

Larchmont Farmers Market

원래 일요일엔 헐리웃 농부장터만 가보려고 했지만 형이 집에서 가까운 농부장터를 수소문해 가르쳐줘 Larchmont Farmers Market부터 들렀습니다. 과연 전날 실수로 들른 동네와는 달리 주변이 깔끔하고 여유가 넘치는 동네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카페도 상점도 적당히 있고요.

라치몬트 농부장터는 평소엔 아마 주차장으로 쓰이는 작은 공터에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여러 점포가 들어와 판매하는 형태였는데 그 오밀조밀함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입구에 꽃부터 치즈, 빵, 버섯, 갖은 과일과 야채 그리고 구석에 타코 같은 먹거리까지. 작아도 있을 건 다 있고 활기가 넘치더군요. 이후 헐리웃 농부장터에 바로 갈 예정이라 구입은 않고 샘플만 이것저것 맛보았죠.  

각각의 과일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대부분의 과일은 샘플을 맛 볼 수 있었음.

그런데 즐겁게 구경을 하는 동안 유기농 먹거리라 과연 비싸긴하지만 한국과 비교해 크게 비싸지 않거나 어떤 건 오히려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한국의 과일이 워낙 비싸 그랬나봅니다. 당시 사과는 별로 좋지도 않은 게 한 알에 1000원이 넘어갔으니까요.

사진에 올린 농산물만 비교를 해보자면 복숭아는 1파운드(450g)에 2.5달러 그러니까 10kg에 58000원 정도 합니다. 가락시장의 농수산물 가격월보를 뒤져보니 출하시기, 원산지, 품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경봉이란 품종을 보니 10kg 거래평균가가 7월엔 40743원(최고가 46161원), 8월엔 37046원(최고가 51829원)입니다. 물론 미국 쪽이 더 비싸지만 가락시장이 도매시장이라 시중엔 보통 더 비싸고, 유기농은 거기서 더 비싼 걸 생각하면 한국의 유기농 복숭아와 체감상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맛과 크기 그리고 물가는 논외로 하고요.)

알록달록한 산딸기. 그리고 Jujube란 영문명이 재미났던 대추

단위와 무게 그리고 품종 등에서 차이가 나 가격비교를 일일이 다 해 본 것은 아니지만 과일 중에서는 딸기류가 가장 비싼 축인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그렇게 비싸지 않았단 느낌을 받았는데 위의 복숭아와 같은 상세비교는 뒤에 딸기 가격도 찍어놓은 사진이 나오면 그 때 해보겠습니다.(라고 썼는데 찾아봐도 딸기 가격 찍어놓은 것이 없군요ㅠ)

미국에 살고 계신 분이나 살다 오신 분에게 미국 딸기가 그렇게 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기억이 있는데 여기서 먹어보니 최상은 아니지만 꽤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 의아했습니다. (이 느낌은 후에 바뀝니다.)

딸기류 중에서도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은 훨씬 비쌌는데 1팩에 4달러 대략 4500원, 3팩에 10달러입니다. 한 팩이래봤자 굉장히 작았는데 사진이 되려 커보일 정도네요.

Jujube란 재미난 영문명의 대추는 알이 큰 종자였는데 중국의 신비한 열매처럼 소개되어 또한 꽤 비싸게 거래되었고요.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은, 한국에선 같은 과일이라도 크기별로 구분이 되어 가격이 매겨지는데 – 물론 크고 보기 좋을수록 더욱 비싼 경향 – 여긴 크기가 대부분 비슷하고 차이가 있더라도 구분없이 팔리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시장 뿐 아니라 제가 들린 모든 농부장터와 유기농 마트에서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상추류는 한국과는 달리 통째로 팔거나 아예 어린잎만 모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관해선 나중에 더 다루기로 하고 가격을 우선 보자면, 한 단에 1.5달러 1600원 정도인데 한국에선 유기농 상추 100g이 보통 1600~1800원선인 걸 생각하면 미국이 좀 더 저렴하거나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한 단의 무게를 정확히 몰라 확답은 못 하겠네요. 만약 1파운드(450g)이라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셈)

한 바퀴 다 돌고는 다음 장터로 이동했습니다.

Hollywood Farmers Market

헐리웃 농부장터는 일요일 오전8시부터 오후1시까지 열립니다. 직사각형의 작은 공터에 밀집해 있던 라치몬트의 그것과는 달리, 평소에는 도로로 쓰는 길을 막아 공간을 여유있게 쓰더군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도로를 하나만 막은 게 아니라 십자가 형태로 두 개를 막아 세로길은 농산물 같은 신선식품을, 가로길은 브리또, 아이스크림, 빵 같은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형태라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품종이 같으면 다른 집이라도 가격이 비슷비슷하던데, 헐리웃 농부장터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판매처에 따라 가격차가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진의 토마토는 둘 다 유기농 Japanese 토마토인데 가격차가 꽤 나는군요.

왼쪽은 케일이나 근대류인데 한 단(아마 450g)에 2달러면 한국에 비해 엄청 저렴한 수준인 것 같더군요. 샐러드 해먹기 좋게 여러 종류의 어린 잎을 섞어서 파는 곳도 있고.

라치몬트 농부장터와는 달리 규모가 크다보니 종묘나 화분을 파는 곳도 있고, 육류를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육류 파는 곳은 많진 않았지만 대부분 풀만 먹였다거나 인도적으로 도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더군요.

여기서도 샘플을 먹어보며 구경을 하다가 산들먹거리와 비교해보기 위해 토마토, 상추 통짜 두 종류, 상추 어린 잎을 구입했습니다. 시식기는 2부에 소개하기로 하고, 다음 장터는 샌프란시스코입니다.

Ferry Building Farmers Market

페리 빌딩. 지하철역 Embarcadero 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나옴

화, 목(오전 10시~오후 2시), 토(오전 8시~오후2시) 이렇게 일주일에 3번 열릴만큼 활발한 페리 빌딩 농부장터는 사진의 페리 빌딩 밖에 시계탑 좌우로 앞서 들린 두 곳의 농부장터와는 또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우선 공간배치를 보면 사진이 시계탑 좌우로 빌딩을 따라 일렬로 좌판이 늘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규모가 꽤 크다고 듣고 갔는데 헐리웃 농부장터보다는 한참 작은 편입니다. 라치몬트, 헐리웃에서는 팔던 빵이나 요리도 없고 주로 농작물 같은 신선식품만 판매하고요.

가공식품이래봤자 젤라또나 이상한 김치 같은 피클류나 팔더군요^^;; (젤라또는 낼름 사먹었는데 김치는…)

대신 앞선 두 곳보다 운영진의 열의나 조직력은 더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에선 보지 못했던 꽤 큰 운영부스에 자료가 많아서 챙기다가 운영단체 CUESA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평일엔 학생들 초대해서 지역농산물로 요리도 같이 해서 맛보고, 사진처럼 지역 요리사 초빙해 데모도 하고, 펀드레이징도 열심히 한다는군요.

그런데 이제와서 사진을 보며 비교하다보니 가격은 LA 쪽 농부장터보다 비싼 편이었습니다. 사과는 LA의 복숭아보다 비싼 450g에 3.5달러고 (그래도 한국에선 한 알에 1000원이 넘어가던 때라 한국보단 쌀 듯) 통으로 파는 상추는 LA에선 1.5달러였는데 여긴 2달러입니다.

그리고 어린잎으로 파는 상추류는 일반 상추의 경우 450g 당 6달러, 케일 같은 특수 상추의 경우는 8달러로 LA보다 훨씬 비쌌습니다. 물론 집집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고, 그래서 제가 찍은 사진에서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전 맛을 보려고 여기서 케일, 겨자, 상추 어린 잎 조금씩과 통으로 된 상추를 하나 샀습니다.

유기농 마트 방문기 두 번째는, 홀푸드와 트레이더조입니다. (얼른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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