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분리해 BoA요 (ver 1.9)

2014년 2월 28일에 담은 장(왼쪽 사진)을 39일만인 4월8일(오른쪽 사진)에 갈랐습니다. 보통 40~60일 사이에 분리를 하고,  60일도 더 지나서 분리한 적도 있었지만 그간 날이 따뜻해서 그런지 충분히 우러났기에, 황사나 미세먼지도 없는 쾌청한 날 저녁, 출장 다녀온 후 급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12년에 장을 가르는 과정을 정리(클릭)해놓기도 했지만, 매해 작업 공정에서나 맛에서나 조금씩 개선을 해 그 때와는 많은 차이가 생겼기에 포스팅을 업데이트 해봅니다.

위에 링크한 포스팅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 땐 일반적인 방법으로

a. 장독에서 메주와 간장을 그릇(보올)으로 하나하나 떠내서
b. 둘을 분리한 후
c. 메주를 주물주물 치대면서 (그 사이에 숯이랑 대추씨도 빼고)
d. 보리쌀과 메주콩 삶은 걸 넣어 양도 불리고 간을 보정하고
e. 같이 빼낸 간장을 부어 농도를 조절하고
f. 남은 간장은 간장독에, 된장은 된장독에 나눠 담고는
g. 천으로 덮어주었습니다.

이전 포스팅엔 “장 가르는 과정이야 별 거 없다.” 라고 썼을 정도로 과정 자체가 복잡하진 않았지만, 저희 식구들이 다 달려들어도 꽤 힘이 들 정도로 소위 노가다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몇 가지 아이디어로 작업을 훨씬 수월하게 할 수가 있었죠. 그랬기에 출장 다녀와 두 명의 인원만으로 뚝딱 끝낼 수 있었고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보자기입니다. 사진에 보듯 메주를 직접 만든 보자기에 담아서 항아리에 넣었더니, 위의 모든 과정, 특히 a,b,f 과정이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a.느리고 힘들게 하나하나 퍼낼 필요없이 보자기만 꺼내면 되고 b.그래서 따로 분리할 필요도 f.(간장은 그대로 놔두면 되니) 따로 나눠 담을 필요도 없더라고요. e.농도 조절할 땐 한 번씩 원래의 항아리에 들어있는 간장을 부어주면 되고요.

또한 c에서 대추씨는 2월28일에 장을 담기 전에 미리 발라놔서 무척 편했습니다. 속이 상한 대추도 골라낼 수 있었고요. 그리고 c에서 삶은 메주콩 대신 황기물로 삶은 청국장을 넣어줬습니다. 그냥 콩보다 발효도 더 잘 될 것이고, 맛도 훨씬 더 좋겠죠 🙂

산들된장의 특징인 황태도 흐물흐물 잘 녹아있어 살점을 살짝 떼어 먹어봤는데 그 맛이… 키야~

그리고 이것. 온갖 꽃향기가 들어있는 우주, 씨간장. 독을 열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향기로운, 그간 저희도 입에 대지도 않고 아껴온 씨간장을, e 과정에서 같이 넣어줬습니다. 황기청국장과 씨간장이 더해져 어떤 상승 작용을 할지 정말정말 기대가 되네요 🙂

황기청국장, 씨간장을 더한 된장을 항아리에 모아 담고는, 마지막으로 g.그냥 천으로만 덮는 대신, 유기산/무기산 뿐 아니라 얼마전 언론에 떠들썩했던 농약 또한 쓰지 않은 최고급 김을 표면에 덮어줬습니다. 맛있는 냄새 때문에 된장 간장독엔 파리 같은 벌레가 잘 꼬이는데 (천으로 덮고 뚜껑을 닫아도 어찌된 영문인지 들어가는 경우가 가끔 있..) 3중 보호 차원에서 김을 덮어두는거죠. 된장이 숨도 쉴 수 있고요 🙂

저녁 7시에 시작한 일을 (중간에 저녁도 먹었지만) 다 끝내니 11시가 넘었더군요. 하지만 2명이서도 수월하게 했고, 예전보다 시간을 훨씬 단축한거죠.

샤워를 하고도 손가락에 남아있는 씨간장의 은은한 향에 취해 기분좋게 잠이 들었던 날입니다 😀

내년을 위한 개선점

보자기를 크게 만드니 원래 독에서 꺼낼 때, 하단 부분이 간장에 담겨있는터라 무겁기도 하고 바닥에 흘리는 것이 생겨 아깝더군요. 있던 보자기를 반으로 잘라 다시 만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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