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야채 김장축제

총각김치로 몸을 푼 데 이어, 11월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2013 산들야채 김장축제를 거하게 벌였습니다. 그 과정을 기록합니다.

다시물 내기

멸치는 보낸 거 이상 좋은 게 없습니다

총각김치 때와 동일하게 최상의 멸치, 청각, 황태, 다시마, 고추, 무, 대파 등으로 다시를 내었습니다 🙂

젓갈칵테일

산들김치엔 여러가지 젓갈이 들어가는데요, 최상의 젓갈만 쓰고 칵테일이 기차게 잘 되어, 비리지는 않으면서 깊은 맛이 납니다. 한 번은 김치는 먹고 싶은데 젓갈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다는 임산부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 젓갈을 안 넣어서 먹을만하다고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김치에 쓰여진 젓갈 종류만 자그마치 6가지였는데 말이죠^^;

각설하고,

가락시장 단골 수산집을 통해 24일 새벽에 경매받은, 싱싱한 생새우 100kg를 당일로 공수해왔습니다.

신선도가 생명이기에 오자마자 40kg는 항아리에 새우젓을 담고 (작년에도 이렇게 직접 담은 새우젓을 올해 김장에 썼습니다), 일부는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게 나눠담아 얼려두었습니다.

아참, 새우젓을 담을 때와 이번 김장에서 소금은 6년 된 신안 천일염을 썼습니다. 후쿠시마 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것이고, 간수도 완전히 빠졌죠.

(중요하니까 다시 한 번^^) 생새우는 신선도가 생명이기에, 김치양념에 넣을 생새우에 멸치액젓을 부어줍니다. 참고로 멸치액젓은 남해에서 직접 공수해 온 4년 된 멸치액젓입니다. 맛이 정말 깔끔하면서도 깊죠.

이렇게 멸치액젓을 넣어 신선도 걱정은 덜어두고 다른 작업을 합니다.

다음은 3년 된 황석어젓. 조기 새끼로 만든 황석어젓은 저렇게 살을 걸려줘야합니다. 거르고나서 살은 달여서 풀어주는데 저흰 아까워서 거르고 또 걸러 손으로 일일히 다 풀어줬습니다.

그런데 이 황석어젓, 맛이 기똥찹니다. 그리고 희한한 게 젓갈 냄새가 아주 맛있는 두리안 냄새와 똑같았다는 점입니다.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은 그 냄새 때문에 기겁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저 같이 사족을 못쓰게 되죠. 그런데 그 맛있는 냄새가 젓갈에 나니까 정말 신기하더군요.

젓갈 손질이 다 되었으니 아까 생새우에 멸치액젓을 부은 걸 베이스로 하여 1차 칵테일을 합니다.

생새우, 작년에 직접 담은 새우젓, 황석어젓, 멸치액젓 외에도 가자미젓, 갈치속젓 등을 썼으나 신비감을 위해 모두 공개하긴 그렇고, 비법 하나만 살짝 공개하자면, 산들농법으로 직접 기른 고구마도 왕창 넣고 갈아줬습니다 🙂

배추, 갓 수확하고 절이기

24일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어 서둘러 배추와 갓을 수확했습니다. 젖으면 보관하기가 어려우니까요.

다 수확을 하니 이렇게 1.4톤 트럭 한차 가득하고도 반이 더 나오더군요. 수확한 배추를 반으로 가르고는,

소금에 절여 이렇게 꽃처럼 쌓아둡니다 🙂

재료 다듬기

짬짬이 마늘, 생강, 쪽파, 당근, 갓 등을 다듬고 마른 고추도 일일히 가위로 잘라 실고추를 준비합니다. 물론 이 모든 재료는 산들농법으로 직집 키운 것들이죠 🙂

준비과정은 훨씬 지루하고 고되지만, 김장하면 떠오르는 건 양념 버무리는 것입니다. 김치도 연극도 인생도, 주목 받지 못하는 긴 시간을 잘 버티고 준비했기에 짧은 순간 더 빛을 내뿜을 수 있지 않나, 커트 코베인은 틀렸다.. 며칠동안 새벽3시까지 부재료를 다듬으며 개똥철학도 함께 다듬어봅니다.

양념 만들기

준비가 끝났으면 양념을 만들 차례.

다시물, 젓갈 칵테일, 청각, 마늘, 생강, 쪽파, 당근, 고춧가루, 고추씨 등등을 넣어 저어줍니다. 물론 저어주면서 맛보고 생새우나 젓갈이나 마늘, 생강 등을 더 넣어가며 맛을 조율합니다. 양념은 섬세하게! 😉

‘등등’에 있는 여러가지 중 하나만 살짝 공개하자면..

김치에 설탕이나 뉴슈가 같은 감미료를 넣는 경우가 많다는대 (김치에 설탕 넣는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인월 님의 말씀대로 그 목적이 빨리 삭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라면 (그것보단 단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감미료의 효용성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나 무 자체가 화학비료, 농약에 찌든 땅에서 자라나 빨리 물러지기 때문이죠.

유기농보다 훨씬 좋은 산들농법으로 키운 저희 배추와 무는 빨리 물러질 염려가 없어 삭힘 방지를 위해 특별히 뭘 넣어 본 적은 없었는데, 올해는 직접 덖은 연잎차를 넣어봤습니다 😉

세심한 조율을 통해 양념을 완성! (사진은 총각김치 양념^^;)

양념을 만들고 바로 쓰는 것보단, 반나절 이상 놔두면 재료도 섞이고 숙성되어 더 맛있다네요 🙂

김치속 만들기

양념을 만들었으니 얼른 바르고 싶지만, 일이 하나 더 남았습니다. 바로 김치속 만들기.

쪽파, 대파, 당근, 무, 갓, 고추씨, 아까 만든 양념 등을 이용해 김치속을 만듭니다. 고명의 역할도 하고, 속까지 간이 배어들도록 하는 역할도 하죠.

참고로 채썬 무는 물이 생기니까 그리 많이 넣진 않습니다.

양념 바르기 & 김치 말기

자 이제 양념을 바릅니다. 저흰 더 이쁘고 꼼꼼하게 하기 위해 양념부터 바르고 나중에 김치속을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하나 겉껍질로 배추를 돌돌 맙니다. 이렇게 말면 양념도 빠지지 않고, 보기에도 좋으며, 통에 넣어 정리하기도 쉽다는 이점이 있지만, 시간이 엄청나게 걸립니다ㅠㅠ

김치통에 넣으며 간을 맞추기 위해 중간중간 뭉텅뭉텅 썬 무를 넣는 센스! 🙂

마지막으로 크린백을 덮어 공기를 차단하고 뚜껑을 덮습니다. 김치를 더 오래, 맛있게 보관하기 위해 꼭 해줘야하는 과정!

보너스

같은 양념으로 갓김치, 다시물을 이용하여 백김치도 담았습니다. 새벽 3시까지 살곰살곰 자른 실고추는 백김치에 왕창 쓰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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