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정리하며..

산들야채의 시작

원래 (주)산들의 본업은 산들미생물과 산들비료로 1) 땅을 살리고 2) (주로 축산 쪽의) 악취를 없애는 일입니다. 쉽게 말해 농민에게 농자재를 판매하는 일이죠. 땅을 살린다는 것의 의미(클릭)

저희 기술로 생산한 최고의 먹거리들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그게 어려웠습니다. 그 중 하나만 이야기를 하자면, 농민들한텐 도매시장에 한꺼번에 넘기는 것보다 제가 소개하는 분께 소량으로 판매하는 일은 너무나도 번거롭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하는 문제입니다. 농민 입장에선 수요가 있어야 마음 놓고 참여를 할 수 있고, 수요를 창출하려면 생산이 그만큼 받쳐줘야하는데 어느 한쪽을 먼저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하지만 올해 초, 유기농 10년차로 딸기 농사를 짓는 밀양의 저희 농민이 그런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트위터를 통해 광고를 해봤습니다.  딸기 판매 공지(클릭)

딸기란 과일을 남녀노소가 좋아하기 때문인지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알티도 잘 되었고, 후기도 잘 남겨주셨고요. 산들딸기 후기모음(클릭)

농민 분께서 개인을 대상으로 택배를 통한 판매는 처음인지라 포장이 부실해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 끝까지 열띤 반응과 함께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참고로 그 농민과 조율이 잘 안되어 시기를 놓쳐  돌아오는 시즌은 산들딸기가 없습니다. 다음엔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산들딸기의 고무적인 반응에 용기를 얻어, 아니 그것보단 트위터를 통한 마케팅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른 작물, 다른 농민을 끌어오긴 힘들지만 백화점식으로 직접 짓는 농작물을 그때그때 사정이 될 때 판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지으니까 닭먼계먼의 딜레마를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어차피 판매를 다 못하면 알아서 원래 쓰던 방식으로 소비를 하면 되고, 물량이 딸리면 매진이라고 걸어놓으면 되고요. (사실 예전부터 저희가 직접 지은 농작물을 판매할 생각을 하긴했지만, 소량만 팔아도 될만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개인 홍보 수단이 없어서 일찌감치 접은 계획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어느때보다 정성껏 준비한 끝에 2013년 5월 8일, 아래의 트윗과 함께 산들야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소기의 성취

2013년 마지막 날인 오늘,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며 2010년 12월31일에 개설한 제 개인블로그에서 초심을 자극하는 글을 우연찮게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왜 먹거리인가?(클릭) – 어른들에겐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젊은 세대는 경험조차 해 본 적 없는, 작물 원래의 맛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을 했던 글이죠. 애초에 산들야채를 시작한 첫 번째 이유이자 목표도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맛을 알려주자. 그리고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잘못 되었다는 걸 일깨워주자.’

지난 주말 송년회에서 이제는 “(산들총각이 말하던)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기른 야채에서 나는 찝찌름한 맛이 무엇인지 알겠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자리에서 다른 분께는 “사실 처음엔 다른 야채보다 싱싱하다 정도만 알았는데, 산들야채 먹다가 다른 야채 먹으니까 맛이 이상해서 못 먹겠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뜻한 바를 조금씩 이뤄가고 있구나 하는 성취감이 들어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젠 이런 상도 받았고요 😉

https://twitter.com/alldrinesforth/status/417632984989048834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정직하게 농사짓겠습니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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